중급 단원에서부터는 수학적 지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중급 및 고급 단원의 목표입니다.


(1) 기하학적 작도와 수치적 작도

기하학적 작도수치적 작도 방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아래 상황을 살펴봅시다.

[점 (0, 1)을 지나고 기울기가 -1/2인 직선을 l이라 할 때, 원점에서 직선 l에 내린 수선의 발을 찾으려고 한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습니다.

(1) 직선 l과 수직인 직선을 그리고, 직선의 한쪽 끝을 원점에 갖다놓은 뒤 두 직선의 교점을 구하는 방법
(2) 원점을 지나고 직선 l과 수직인 직선의 방정식(y=2x)과 직선 l의 방정식을 연립하여 좌표를 얻는 방법
  즉, y=2x와 x+2y+2=0을 연립하면 된다.

(1)에서처럼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능과 기하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그림을 얻는 방법을 기하학적 작도라 하고,
(2)에서처럼 수치적 계산을 동원하여 그럼을 얻는 방법을 수치적 작도라고 합니다.


기하학적 작도는 수치적 정보(위치, 크기, ...)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도형을 대상으로, 기하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점, 직선 등의 도형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 주로 사용합니다.

즉, 계산하는 것 보다 그리는 것이 더 편한 경우에 사용합니다.

앞의 예시와 동일한 상황이지만, 직선의 수치적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용자가 아무렇게나 찍 그은 직선에 대하여, 원점에서 이 직선에 내린 수선의 발을 찾는 상황이 주어졌을 때, (1)과 (2)의 두 방법 모두 사용할 수 있기는 합니다.
(2)의 방법을 사용하려면 직선의 방정식을 알아야 하는데, 직선의 방정식을 찾는 것은 좀 곤란합니다.
아무렇게나 찍 그었으므로 직선의 방정식은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어떤 직선의 기울기나 y절편을 파악하려면 꽤나 골치아픈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수치적 작도를 시도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직선을 정확히 90도만큼 회전시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회전시키기만 하면 수직인 직선이 얻어집니다.
즉, 이 상황은 직선의 방정식을 알아내는 것은 다소 어렵지만 수직인 직선을 그리는 것은 훨씬 쉬운 상황입니다.
수직인 직선을 그려서 직선의 한쪽 끝을 원점에 갖다놓기만 하면 교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치적 정보(기울기, y절편)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원하는 도형을 그리는 것은 매우 간단하므로 이 경우는 기하학적 작도가 유리한 경우입니다.


기하학적 작도는 어려운데 수치적 작도는 쉬운 경우도 있습니다. 지식을 이용하기에는 매우 곤란한데 수치적 방법이 편리한 경우에 주로 사용합니다.
(2)에서처럼 점의 위치를 계산하고, 점 (1, 1)이 어디에 위치하는 지만 알아내면 수선의 발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하학적 방법도 편리하고 수치적 방법도 편리한 상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원의 초점을 작도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합니다.

두 방법 모두 어렵지 않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단, 기하학적인 작도를 할 때 곡선을 사용한다면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의 이등분선을 작도하기 위해서 원 두 개를 이용했다면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 오차의 정도는 많이 작아서, 아무리 민감한 사람이라도 인쇄물에서 그 오차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곡선을 이용할 때 오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두 방법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면 그림 그리는 것이 훨씬 편해진다는 멘트와 함께 이번 장을 마치겠습니다.